【에이블뉴스 서인환 칼럼니스트】 시각장애인들은 쇼핑을 하려면 시장으로의 이동하기도 어렵고, 어디에 무슨 상품이 있는지 찾기도 어렵고, 상품 정보를 얻기도 어렵다.

특히 요즘 대형마트에서 사용하는 키오스크 결제를 하려면 여간 힘든 것이 아니어서 직원의 도움을 받으려면 큰 소리로 도와 달라고 외쳐야 한다.

도움을 받을 수 있으니 상품 구입에 문제가 없지 않느냐고 생각할 수 있으나 장애인임을 대중에게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주목을 받으면서 도움을 요청하는 것 자체가 자존심이 상하고 독립적인 생활이 어려운 대상으로 취급되는 더러운 기분을 감수해야 한다.

모바일에서 하는 온라인쇼핑은 이미지로 보여주는 상품 그림을 볼 수가 없어 선택을 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고, 회원 가입이나 결제를 하는 절차가 시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거의 불가능하다. TV 쇼핑몰 채널방송에서 상품을 구입하는 경우는 미리 예약 전화번호를 알아두면 쇼호스트의 설명을 듣고 전화를 걸어 주문은 가능하다.

모바일로 주문할 경우의 포인트 적립만 포기하면 된다. 하지만 방송하는 상품을 우연히 듣고 혹해서 구입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평소 구입하고 싶은 상품을 찾아서 구입하지 못하고 지금 방송하는 것만 구입할 수 있어 불편하다.

서울대학교 학생 창업 기업인 ‘시공간’(대표 유서현 영문학과 2학년, 홍보 권나현 자유전공 3학년)에서는 시각장애인들도 차별 없이 온라인 쇼핑을 즐길 수 있도록 ‘픽포미’라는 앱을 개발하여 출시하였다. 픽포미(Pick for Me)는 ‘나를 위한 쇼핑’이란 의미다.

2년 전 픽포미 1.0을 개발하였으나 기능이 충분하지 않았고, 상품이 다양하지 않았다. 이번에 출시하는 픽포미 3.0은 상품 이미지를 인공지능(AI)이 보다 자세하고 정확하게 설명해 준다. 그 설명으로도 부족하다고 여길 경우 더 자세한 설명을 인공지능에게 질문할 수도 있다. 또한 매니저에게 질문을 할 수도 있다.

픽포미에 대한 사용설명을 좀 더 자세히 해 보자. 초기화면인 홈에서는 상품의 이름과 가격을 텍스트로 알려준다. 모든 메뉴가 텍스트로 되어 있어 음성 프로그램으로 모든 화면의 접근성이 보장된다. 상단의 검색창에 찾고자 하는 상품을 입력하면 더 빨리 상품 리스트를 검색할 수 있다.

해당 상품을 터치하여 선택하면 제품명과 가격, 이미지에 대한 인공지능의 설명이 나타난다. 화면 중앙에 이미지 설명, 상세 페이지 설명, 리뷰 요약, 질문하기(인공지능에게) 등의 메뉴가 나란히 나와 있다. 그리고 하단에는 구매하러 가기와 매니저에게 질문하기 버튼이 있다. 구매하기를 선택하면 11번가나 쿠팡 등의 화면으로 넘어가서 장바구니에 담거나 구매하기를 다시 선택하여야 한다. 결제에서 어려움을 덜기 위해서는 구매전용 카드나 통장을 미리 11번가나 쿠팡 등 온라인 쇼필물 앱에 등록하여 두면 편리하다.

홈 화면에서 위시리스트로 이동하려면 하단의 중앙을 눌러 위시리스트를 선택하면 된다. 그러면 상단에 찜한 상품과 매니저에게 문의한 상품 메뉴가 나타난다. 아직 선택한 상품이 없다면 ‘찜한 상품이 없습니다’라고 안내하고, 있다면 그 상품 리스트를 보여준다.

마이페이지로 이동하려면 하단의 우측에 있는 마이페이지를 선택하면 된다. 각각의 메뉴가 한 줄씩 나타나는데, ‘잔여 이용권’에서는 매니저에게 질문할 권한 횟수와 AI에게 질문할 권한 개수를 보여준다. 유료 회원(맴버십)이 아니라면 매니저 질문은 할 수 없고, AI질문은 15회를 제공한다. ‘내 정보’ 메뉴에서는 맵머십 이용하기와 맴버십 구매내역을 보여준다. 맴버십 회원이 되려면 월 4,900원을 내어야 하는데, 보통의 유료 앱들은 월정액을 내면 취소하기 전까지는 자동으로 매월 결제가 된다. 이 앱에서는 연장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취소가 되어 이용하지 않고 회비가 빠져나가는 것을 막아준다.

‘앱 설정’ 메뉴에서는 화면모드 변경하기가 있는데, 화면 밝기를 조정할 수 있다. 또한 알림 설정하기에서는 ‘온, 오프’ 중 하나를 선택하여 알림을 받을지 말지를 정할 수 있다. ’고객지원‘ 메뉴에서는 일대일 문의, 사용설명서, 자주 듣는 질문, 개인정보처리방침, 서비스 약관 등을 볼 수 있다. ‘계정’ 메뉴에서는 로그아웃과 회원 탈퇴가 가능하다. 처음 앱을 구동할 때에 환영한다는 매시지와 ‘시작하기’ 버튼이 나타나는데, 카카오나 구글 중 하나를 선택하여 자동로그인되게 되어 있어 시각장애인들이 회원가입을 별도로 하지 않아도 되도록 설계를 하였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쇼핑앱 픽포미 3.0의 특징은 멤버십 서비스 ‘픽포미 플러스’를 론칭했다는 것이다. 맴버십 가입을 하면 보다 자세한 상품 설명을 듣거나 질문을 할 수 있다. 그리고 AI 성능 강화, 접근성 UI 전면 개선이 된 것이 특징이다.

픽포미에는 상품이 적거나 가격이 비싸지는 않을까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 픽포미는 다양한 쇼핑물을 연결하는 것이지, 직접 운영자가 상품을 판매하는 앱이 아니다. 별도로 상품을 보유하거나 판매하지 않는다. 단지 11번가, 쿠팡 등 온라인 쇼핑물의 상품을 모두 연결해 주기만 하는 것이다.

현재 픽포미는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무료로 다운로드할 수 있으며, 멤버십은 앱 내에서 바로 가입 가능하다. 픽포미를 개발한 시공간은 공개 펀딩을 모집하여 1억 5천만원의 투자로 시작되었으며, 현재 예비 창업패키지 최우수기업으로 선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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